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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되는 유기견들의 상태는 눈으로 차마 볼 수 없을 지경에 이른 경우가 허다하다. 거리생활로 인한 상태 악화도 포함이 되겠지만 의외로 많은 수가 학대받고 버려진다. 신고를 하거나 대항을 하거나 하는 등의 행동으로 자신의 고통을 호소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라면, 죽을 때까지 당하거나 버려지거나 둘 중 하나의 길 밖에 없는 것이 동물이다. '유기 그 이후의 삶' 기사에 이어 오늘은 학대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버려진 유기견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2~3살 된 요크셔테리어(일명 요키)가 쓰레기장에서 구조되었다. 한 남자가 쓰레기장에 요키 한 마리를 버렸는데 구조하고 보니 몸무게가 1.7kg. 2~3살 요키의 경우 몸무게는 3~5kg 정도를 평균이라 부른다. 초소형 티컵 강아지의 경우 1.5kg 내외로 규정짓는다지만 구조된 요키는 티컵 종이 아니었다. 작은 종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애견문화의 부작용이다. 하루에 사료 두 알로 키우거나 물만 준다는 이야기도 흔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또한 학대의 흔적인지 사람이 손만 갖다대도 두 눈을 질끈 감고 맞을 준비를 하는 듯 행동을 하였고 특히 남자를 무서워한다. 물론 항체 검사 결과 태어나서 한번도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한다.
목에 철사가 매여 죽어가던 셰퍼드, 훈련소 입소하다 언제나 '개'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피할 수 없는 것이 보신 문화이다. 1부에서도 언급했듯 많은 수의 유기견들이 식용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사진 속의 셰퍼드는 누군가 식용으로 잡아먹으려 했던 흔적을 목에 갖고 있었다. 목에 철사가 꽁꽁 묶여 2cm 정도 살이 파여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철사를 제거하고 봉합수술을 했으나 입양자가 나서지 않으면 안락사의 위기에 있었고 산만한 성격이라 입양도 되지 않았다. 거의 안락사를 확정지을 때쯤, '아름품'의 강은엽 교수가 셰퍼드 훈련소에서 훈련을 시켜 입양 공고를 내보자는 의견을 내었고 비용 또한 전액 부담하기로 하여 말 그대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되었다.
턱과 머리도 깨지고 다리는 이미 치료 불능 4~5개월 된 시츄 한 마리가 박스에 담겨진 채 버려져 있었다. 구조자의 말에 따르면 처음 발견되었을 당시 혀를 길게 내밀고 있어 더위를 타는 것으로 알았으나 진찰 결과 녀석은 누군가에게 수차례 집어던져져 머리뼈가 함몰되고 턱뼈 양쪽이 다 부러져 있었다고. 또한 앞발도 오래 전 골절되어 가골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 '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녀석은 대수술을 거쳐 얼마 전 턱에 고정되어 있던 나사를 뽑아내고 회복 중으로 영리하고 활발한 모습으로 고통을 이겨내고 있다.
발바리 '애인'이는 주인이 있었지만 항상 맞았고 그 주인은 항상 애인이를 잡아먹겠다고 소리쳤으며 실제로 애인이와 함께 살던 개들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곤 했다. 추운 겨울날에도 집이 아닌 거리에서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살았던 애인이를 발견한 동네 아이들은 정성스레 천과 의자 등을 끌고 와 집을 지어주었다. 그 곳은 아이들의 아지트이기도 했다. 그런데 어른들은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애인이와 아이들의 소중한 공간에 불을 질렀고 애인이와 애인이의 남자친구 리본이는 화상을 입고 불에 그슬러져 버렸다. 무엇을 위해 무엇을 얻고자 불을 지른 것일까. 한국에서 천대받는 변견과 발바리. 결국 구조 되어 미국으로 입양이 되었고 지금은 누구보다 사랑받는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짖는다고 입을 묶어 놔? 말티즈 믹스견인 '가을'이는 주인이 짖는다고 입을 노란 고무줄로 칭칭 감아두었다. 그 상태로 버려져 얼마나 헤매고 다녔던지 고무줄이 감고 있던 살은 이미 다 썩어 들어가 입안까지 침투해 있었고 상처를 치료해도 평생 그 흉터를 안고 살아야 한다. 먹는 것은 고사하도 입을 벌리기도 힘들어 하는 가을이. 그래도 먹을 것이 있으면 아픈 입을 벌려 먹으려고 한다. 고무줄이 막고 있던 동안 얼마나 굶었을까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는 모습이다.
고무줄로 입을 묶고 성대 수술을 하기 전에 훈련소에 문의를 하고 교육을 해보는 노력 정도는 해보기를 권한다. 아무리 고집이 센 개라 하더라도 주인의 노력과 정성 앞에선 본능도 억제한다. 그것이 개의 충성심이다. 나이 들고 병들면 서러운 게 어디 사람뿐인가 구조 후 '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요키는 사람 나이로 치자면 할머니와 같은 10살의 노령견이다. 구조 당시 이빨은 치석이 껴서 썩어 들어가는 지경이었고 백내장이 있어 시력도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더군다나 이 나이 많은 '누이'는 12개의 젖에 모두 암을 달고 있었다. 유방암. 나이 들고 병들어 버려진 것인데 개라고 할지라도 10년 이상 살면 생각하는 것이 사람과 다를 바가 없어진다고 한다. 10년 동안이나 함께 한 가족에게 늙고 병들었다고 버려지는 심정이 어땠을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상식적으로라도 10년 이상 키운 개를 버린다는 것은 이해가 힘들 것이다. 하지만 병은 오는데 치료비는 없고 그러한 상황에서 내린 어쩔 수 없는 결정일 거라는 이야기도 한다. 그러나 병든 몸으로 익숙한 가족의 품에서까지 떨어져 나가버린다면 많이 남지도 않은 삶이 너무 가련하지 않은가. 오랜 시간 곁에 있던 '가족'을 버린다는 것. 그것보다 더한 학대가 어디 있을까.
구조자들은 '버리려면 곱게나 버려야 입양이라도 잘 되지'라고들 한다. 유기견이 되는 것조차 최악의 상황인데 여기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나 학대의 흔적이 있다면 이러한 유기견들은 치료도 오래 걸리고 입양도 배로 힘들기 때문이다. 상처가 있더라도 선뜻 데려가주는 입양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환경을 고려하고 주변인들의 의견을 무시하지 못해 용모가 말끔한 유기견부터 입양을 생각한다. 주인에게도 버림받고 상처를 온 몸에 달고 새로운 가정에조차 들어갈 수 없는 학대받은 유기견들. 하나의 생명에 가한 학대가 자신의 손을 떠나도 그 개에게는 영원히 짊어지고 가야할 짐이 된다는 점, 또한 그 어떤 생명도 인간의 손에 학대받을 이유는 없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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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승윤이의 다락방
글쓴이 : 승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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