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

[스크랩] 지하철에서 만난 천사같은 그녀..!

고립된 자아 2007. 8. 24. 10:38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는데..

사람들로 붐비는 중심가에 정차를 했다.

젊은 여자분 한 명이 지하철에 올랐고

곧 이어 웬 할머니 한분이 고무대야에 짐들을 담고

힘겹게 지하철을 타시고 계셨다.

내가 선 칸의 문이라 난 할머니 짐들을 도와 주기 위해

그 쪽으로 걸어갔고..

짐들을 안으로 끌어넣으려는 데..

갸날프게 생긴 그 여자분이 먼저 짐을 들고 안으로 날랐다.

더구나 손에는 자신이 든 커다란 백도 불편하고 들고서..

참.. 보기와는 다르게 억척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얌전빼고 앉아 있는 여자들 보다는 훨씬 매력있게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꽤 무거워 뵈는 고무대야를 안으로

끌고 들어오려는데..


'퍼벅..!!!


저.. 정말 그 소리가 상당히 컸다.

그.. 그리고 난 그 짧은 찰나에 보고 말았다.

그.. 그녀의 바지가 형편없이 틑어지는 광경을..

얇은소재의 카고 바지였는데..

가랑이가 완전 쫙 터져 버린거다.. !!!

그녀 역시 당황하며 황급히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고..

소리가 워낙에 컸던 탓에..

그 광경을 지하철에 있던 사람들도 다 봤다.

몇몇 키득키득 거리는 소리도 들려왔고..

웅크리고 앉은 그녀의 다리 사이를 음흉하게 바라보려는

사람들도 보였다.


그 중에 내 귀를 아주 거스르게 하는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와.. 저 여자 뭔데.. 깬다.. 깨.. 아침부터 웬일이니? ㅋㅋ

괜히 나서서 아주 지랄 부르스를 추네.. ㅋㅋ


한 눈에 봐도 어디 되먹지 못한 옷차림 하며

동행하는 여자역시 유유상종이라고.. 별 반 차이없고..

꼴에 금붙이 번쩍번쩍 달고 있는 멸치똥 같은 남자까지 대동을 하고

딱 봐도 세상에 불만 참 많아 보이는 낯짝들이었다.

그들은 심지어 핸드폰까지 꺼내 들고 그 광경을 사진에 찍으려

하고 있었다.



내.. 내가 그렇게 정의로운 남자는 아니다.


그렇다고 싸움을 잘 한다거나 그렇지도 않다.


다만.. 그 순간 만큼은..

내가 나서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그런 욕구가 치밀어 올랐다.

마치 내가 아닌 내 내면의 또 다른 양심있는 내가

나를 그들에게로 몰아세우고 있는 듯 착각이 들 정도였다.


난 핸드폰을 꺼내들고 찍으려는 그녀들 앞에 막아섰다.


" 이봐들.. 저 아가씨 사진 왜 찍으려는 건데?

" 머.. 머에요? 상관없잖아요..

그러면서도 그녀들은 실실 거리며 막아선 나를 피해

다시금 핸드폰을 드리밀고 있었다.


" 야.!!!!!!!!!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

" 왜.. 왜 이래요 이 아저씨가.. 웃겨서 웃지도 못하남?


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고..

그제서야 그녀들 .. 뭔가 일이 커진다는 느낌을 받았는지.

슬쩍 핸드폰을 거두었다.


" 니들 눈에는 저 여자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냐?

그렇게 재밌어 보이냐고...

내 눈에는 니들이 더 웃긴 거 같은데?

힘든 어르신 도와 주려다 저렇게 된 걸 가지고

같이 도울 생각은 않고 지들끼리 처 웃다가 사진 찍자고

들이대는 늬들이 더 불쌍하고 한심하고 우습게 보이는 데?

내가 늬들 사진 좀 찍어 주까? 어?


워낙 큰 목소리로 윽박 지르고 나니..

멸치똥 같이 생긴 그 남자도 잠깐 일어나 뭐라 말하려 하다

기에 눌렸는지.. 다시금 앉아 버렸다.



" 여기 지금 킥킥 거리며 웃는 당신들도 다 똑같아요..

뭘 잘했다고 웃습니까? 웃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좋은 일 하려다 그런거 안타깝고 미안하게 여기지는 못할 망정

뭘 잘했다고 처 웃고 지랄들이십니까?


지하철 안은 일순간 숙연해 지는 듯 하였고..

그 순간 누가 바짓단을 끌어 당겼다.

" 그.. 그만하세요.. 괜찮아요.. 이런 일로 주목받고 싶지 않아요..


그제서야.. 주변의 아주머니 한 분이 얇은 등산복 셔츠 같은 걸

그녀에게 내 밀었고..

그녀는 그걸 허리에 감은 채 일어나 다음 역에 내렸다.

그 문제의 패거리들도 다른 칸으로 가 버렸다.


문이 닫히고 막 출발하려 하자

그녀는 차창 너머로 약간은 어색한 미소였지만..

고맙다는 뜻은 충분히 담긴 목례를 보내왔고..

난 가볍게 웃음으로 답했다.


그녀가 내리자 지하철 안은 다시금 평온을 되 찾았고..

몇 정거장을 지나 나 역시 내릴 역에 도착을 했고..

"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주변의 몇몇 승객들에게는 소란을 피운 거에 대한

가벼운 사과의 말을 조용히 나누고는

지하철에서 내렸다.

괜한 짓을 한 건 아닌 가 하는 생각에 짜증이 밀려올 무렵..

누군가 뒤에서 허리를 톡톡 친다.

한 초등학교 4학년 정도로 되어 보이는

뚱뚱한 남자 아이였다.

계단 오르기가 힘겨운지..

씩씩 소리를 내며

그 아이는 내 옆으로 스치듯 지나며..


아무 말 없이 ....

그저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

보이며 한번 찡긋 거리더니..

쑥스러운 지 저만큼 앞서 달려 가 버렸다.



괜한 짓을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찜찜했었는데..

그 아이의 격려에..

괜스레 가슴까지 짠해졌다.








언제였던가.. 아주 어릴 적

비포장 구불구불한 동네 찻길에서 제법 큰 사고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정도로 보이는 형이 달려오던 트럭에 부딪히면서

자전거와 몸이 같이 트럭밑으로 깔려 버리는 사고였죠.

작은 동네이다 보니 사고 수습은 뒷전이고

온 동네 사람들이 구경나와 보느라 시끌벅적 했습니다.

그 때 였습니다.

우리 집 건넛방에 하숙을 하던 형이 한명 있었는데..

" 지금 구경할 때입니까? 어서 힘 모아서 학생부터

구해야죠.. 자.. 잡고 들어 봅시다.


그렇게 그 형은 차를 들어올리려 했고..

뒤 이어 동네 아저씨 열댓명이 차에 들어 붙어

결국 차를 들고야 말았습니다.

그 사이 나머지 주민들이 그 깔린 형을 끄집어 내고

다행히 그 형은 다리 골절과 타박상이 심하긴 했어도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 때.. 난 그 형을 보면서 느꼈었죠..

' 와.. 진짜.. 저 형 끝내준다.. 대따 멋지다..



비록.. 그 아이의 눈에 내가 그렇게 멋져 보이진 않았겠죠..-_-;;

그..그저 평범한 동네 아저씨 정도로만 여겼을껍니다.. ㅋ


허나.. 그 아이도 바름직한 행동이었다고는 느껴졌을 겁니다.


무심코 실천하는 당신의 올바른 행동 하나가..

지켜보는 한 아이에게는 커다란 감동일 수가 있다는 거..

그리고.. 그 아이도.. 당신처럼

멋진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할 수도 있다는 거..


마틴이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기를..


출처 : 이야기KIN
글쓴이 : 니끼마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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